롯데마트에 5000원짜리 치킨
1만1500원짜리 이마트 피자에 이어 롯데마트 매장에는 1마리(900ｇ)에 5000원 하는 프라이드 치킨이 등장한다.
롯데마트는 9일부터 전국 82개점에서 프라이드 치킨을 치킨전문점의 3분의 1 수준, 대형마트보다는 30~40% 저렴한 5000원에 연중 판매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이마트가 피자를 판매해 피자업체들과 갈등을 빚은 데 이어 롯데마저 영세사업자들이 주로 운영하는 치킨 판매업에 뛰어듦에 따라 '제2의 이마트 피자' 논란이 예상된다. 롯데마트의 이 같은 저가 공세로 소비자들은 실제로 저렴하게 치킨을 사먹을 수 있지만 인근 치킨 판매업소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처럼 롯데마트가 파격적으로 치킨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사전에 생닭, 튀김가루, 식용유 등 필요한 재료 6개월분을 대량 주문했기 때문이라고 롯데마트 측은 설명했다.
중량도 기존 치킨 전문점보다 20%, 대형마트보다 30%가량 늘리고 원형 바구니 형태 포장 용기에 담아 '통큰 치킨'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프라이드 치킨 1마리 가격은 치킨전문점에서 1만6000~1만7000원(660~750ｇ), 기존 대형마트에서 6980~7980원(550~650ｇ) 선이다.
롯데마트는 사전 테스트에서 일주일에 10만마리가량이 판매됨에 따라 월평균 60만마리, 연간 720만마리가량이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점별로 하루 최대 200~400마리가량을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바삭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크리스피 방식(물결 무늬 방식)을 적용하고 주문을 받은 후 바로 조리해 판매하기로 했다.
조정욱 롯데마트 조리식품담당 MD는 "대형마트는 치킨 체인점과 달리 원료 공급자와 직거래할 수 있고 산지를 일원화해 대량 소싱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치킨'에 대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소비자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며 일단 판단을 보류했다. 그러면서도 '생계형' 점포를 운영하는 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까 걱정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금까지 치킨전문점은 소자본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던 업종으로 알려져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독립 점포, 치킨을 복합 메뉴로 한 업종까지 포함하면 치킨집은 전국에 5만개가 넘는다. 대형마트가 '서민형 업종'에까지 뛰어들어 위협한다는 비판이 나올 여지가 있는 것이다.
BBQ치킨을 보유한 제네시스 BBQ그룹 관계자는 "5000원이라는 가격이 우리에게도 부담스럽긴 하지만 가장 먼저 지역 상권에서 '1만5000원에 두 마리' 식으로 치킨을 판매하던 영세업체부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촌F & B 관계자는 "롯데마트 제품을 아직 확인해보지 않아서 소비자 반응이 어떨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결국 전국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서민 점주들을 죽이는 행동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입력 2010.12.08 16:35
심윤희 기자 / 손동우 기자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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