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테크

<국내 車업계 "불리할 게 없다">

물곰탱이 2010. 12. 5. 23:32

<국내 車업계 "불리할 게 없다">

 

"美 현지생산 늘고 미국차 경쟁력 없어"
'굴욕협상' 논란 불구 업계 '환영' 대세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추가 협상 결과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 이로운가 해로운가?

추가 협상 타결에 대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굴욕 협상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정작 자동차 업계는 "일부 양보를 했지만 큰 영향은 없다"면서 오히려 "북미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없어졌다"고 반기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대부분 "당장 국내 자동차의 미국 수출과 내수 판매에 피해는 없을 것이며, 장기적으로도 불리할 것이 없다"는 반응이 대세를 이뤘다.

우선 양국 승용차에 대한 관세철폐는 한국산은 애초 3천cc 미만은 발효 즉시, 3천cc 초과 차량은 3년 이내에 폐지하기로 했던 것을 이번 합의에서는 배기량에 상관없이 발효 후 5년째 해에 철폐하는 것으로 지연됐다.

또 미국산 승용차는 애초 즉시 철폐에서 이번엔 4년간은 4%만 부과하고 5년째 되는 해에 완전 철폐하기로 했다.

이런 내용의 관세철폐 연기로 국내 차 업계가 기대했던 한미 FTA의 대미 수출 기대효과는 일단 5년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대미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는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의 현지 생산을 갈수록 늘리는 대신 완성차 수출을 줄이고 있어 어차피 관세철폐는 큰 의미를 두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업체의 미국 현지생산 판매량은 지난해 21만여대에서 올해는 45만여대로 배증하며, 미국 내 전체 판매 중 현지생산 비중은 31%에서 47%로 급상승했다.

업계는 오히려 부품 관세가 즉시 철폐되기 때문에 현지 생산 판매에 큰 도움이 되고 중소 부품업체들의 미국 진출이 활발해지는 등 전체적으로 플러스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국내 부품업체의 대미 수출은 4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GM대우는 젠트라 등 소형차를 연간 4만∼5만대 가량 미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반대로 GM 캐딜락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시보레 브랜드를 대거 들여올 예정이어서 한미 FTA에 대해서는 다소 중립적인 입장이다.

또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미국과 수출입 거래가 전혀 없다.
한국산 트럭에 대해 8년간 25%의 관세를 유지한 뒤 이후 2년 내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미국산 트럭에 대한 관세 8%를 즉시 폐지키로 한 것도 우리가 양보한 부분이지만, 이에 대해서도 업계 반응은 담담하다.

무엇보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트럭을 미국에 수출하지 않고 있고, 향후 계획이 있다고 해도 개발 및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한다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 차업체들이 미 픽업트럭 시장에 진출했다가 큰 실패를 맛본 것도 생각해볼 대목이다.
이에 비해 초대형 위주의 미국산 트럭은 아직 국내에서 큰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어 관세철폐가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관세 철폐시기를 애초 10년 내에서 5년 내로 앞당긴 것은 GM의 '볼트' 등 상용화를 앞둔 미국 '빅3'의 전기차 수출을 늘리기 위한 미국 업계의 전략이다.

이 부분은 미국 업체들이 친환경차 기술에서 아직 현대·기아차보다 다소 앞서 있다는 측면에서 미국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는 우리도 사운을 걸고 총력을 쏟는 부분인 만큼 미국차에 절대로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마련된 자동차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역시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작년 47만6천857대)이 미국산 차의 한국 수출(7천663대)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측면에서 미국에 유리한 조치다.

하지만 세이프가드가 완성차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갈수록 현지생산과 부품 수출을 늘리는 우리 업체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차의 한국시장 접근 문턱이 낮아진 것에 대해서는 미국차의 경쟁력이 미미한 점으로 볼 때 우려할 게 없다는 시각이다.

안전기준은 애초 연간 판매대수 6천500대 미만인 차량에 대해서만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을 통과하면 별도 조치 없이 곧바로 한국 내 판매가 가능하도록 했으나 이번엔 그 기준을 연간 판매대수 2만5천대 미만으로 완화했다.

또 연비 및 온실가스 배출기준 등 환경기준도 미국산 자동차는 2007년 FTA 합의 이후 한국의 강화된 기준에서 20% 완화되는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이에 따라 연간 7천∼8천대 수준인 GM, 포드, 크라이슬러 '빅3'의 국내 수입량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가협상 타결의 결과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일단 일본과 유럽 업체가 장악한 한국 수입차 시장의 틈새에서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되지만, 그럼에도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차가 연비와 배출가스 등의 규제에서 일정 부분 혜택을 받더라도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데다 소비자 선호도가 연비 성능이 우수한 차량 쪽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연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미국차 판매가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산 차에 대한 국내 시장 문호는 얼마든 개방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우리 차의 미국 진출이 중요한데 이번 협상 결과는 세이프가드 등 일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 된 협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협상 타결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의 불확실성이 해소됨으로써 올해 95만대로 전망되는 한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판매 확대와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협회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한국산 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킬 기회"라며 "FTA가 조기에 발효될 수 있도록 비준이 속히 완료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2010.12.0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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