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테크

그리스 구제금융 요청 한국 경제 영향은?

물곰탱이 2010. 4. 24. 09:41

그리스 구제금융 요청 한국 경제 영향은?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그리스의 구제금융 요청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그리스는 23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과 IMF(국제통화기금)에 45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 문제'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이날 그리스의 구제금융 요청 이후 유럽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유로화도 강세를 보인 것도 이런 점을 반영한 것이다.

 

불확실성의 해소로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될 경우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중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리스의 구제금융을 계기로 그동안 재정 건전성에서 우려의 대상이 돼왔던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 등 이른바 'PIIGS' 국가로 문제가 확산될 경우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 우리 경제에 직접 영향은 제한적

 

우리나라의 그리스에 대한 수출 비중은 1% 미만이고 수출액의 대부분이 선박이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가 우리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0.88%이고 'PIIGS' 5개국 전체의 비중도 2.37% 정도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이들 5개국의 재정위기에 따른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들도 그리스로 인한 손실 우려는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그리스에 대한 대출이나 신용공여 등 채권액은 3억8천만달러이고, 그 대부분이 담보가 있는 선박 금융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그리스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 채권액이 미미하고 손실도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대부분 예상됐기 때문에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구제금융 요청으로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때처럼 구조조정 등의 고통을 겪겠지만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로 인한 불안 요인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기획재정부 차영환 경제분석과장은 "우리가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이 되면 차입 여건이 좋아지는 등 도움이 된다"며 "그리스의 구제금융 요청이 갑자기 나온 것이라면 안좋지만 이미 예상됐던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도 "오래 전부터 구제금융이 예상됐기에 별다른 임팩트는 없을 것 같다"면서 "물론 다른 유럽 국가로 문제가 확산한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리스와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적고 이미 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된 변수라는 점에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출구전략 영향 미미할 듯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이 우리 외환시장이나 출구전략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이 다른 유럽 국가의 재정 문제에 대한 우려로 이어져 안전자산 선호도가 강해진다면 원.달러 및 원.엔 환율의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외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 있는 점도 환율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수출 호조세와 외국인 주식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도 달러화 매수세에 부담될 수 있다.

 

외환은행 원정환 대리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이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를 약간 늦출 수 있지만, 영향력이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출 증가세와 외국인 주식매수세가 지속되는 한 1,000원대를 향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굳이 따지면 시장에 호재지만, 최근 우리나라 자본시장은 유럽과 다르게 움직였기 때문에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출구전략과도 큰 관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입력 2010.04.23 23:01

 

http://media.daum.net/foreign/view.html?cateid=1037&newsid=20100423230105545&p=yonh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