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을 분류하는 기준은 동굴을 만든 암석이나 동굴이 생성된 원인에 의하여 분류하는 것이지, 동굴 속에 발달한 동굴 생성물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세계자연유산을 준비하면서 외국의 학자로부터 ‘pseudo limestone cave’라는 표현은 이치에 맞지 않아 사용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외국 동굴 전문가들은 어떠한 동굴을 의미하는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겠지요. 동굴에 대한 우리나라의 얕은 수준으로 세계유산에 도전한 모습을 보여준 셈이 되었습니다. 물론
‘僞鐘乳洞’이라는 말은 1984년 일본과 우리나라 학자가 공동으로 제주도 한림공원의 협재굴을 조사하여 일본의 동굴학회지에 발표한 것을 그대로 따른 것인데, 이것은 사용한 사람만 알 수 있을 뿐,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가 없었습니다. 국제적으로 용어를 인정받으려면 국제학회의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멋지고 유일한 ‘용암동굴’이 제주도에 있다는 것을 강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정체불명의 ‘가짜 석회암동굴’이라고 표현한다는 것은 정말로 잘 못된 것이고 신중치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일본, 중국이 같은 한자를 사용하고, 우리들이 사용하는 용어의 많은 것들이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긴 하지만, 그들이 사용한다고 무조건 우리말화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글 / 사진 / 이광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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