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과학 산업

제주의 동굴 6 - 만장굴

물곰탱이 2010. 3. 27. 23:43


제주의 동굴 6 - 만장굴


제주도는 많이들 가 보셨을 것이고, 가 보셨다면 만장굴은 대부분 보셨으리라고 믿습니다. 제주도의 용암동굴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큽니다. 총 길이는 약 7.5km가 되고, 최고 높이는 20여m나 됩니다. 동굴의 길이에서 총 길이라는 것은 그 동굴에서 뻗어나온 가지굴들의 전체 길이, 2층인 경우라면 1, 2층의 길이 등등을 모두 합한 값을 말합니다. 만장굴의 상류 끝에서 하류 끝까지의 길이는 약 5.5km 정도입니다. 서로 인접해서 연속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만장굴-김녕굴-용천동굴-당처물동굴들은 하나의 동굴로 이어졌었다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찌되었던 지하로 수 km에서 10 여km까지  용암이 흘러가면서 동굴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은 상상만해도 대단합니다. 실제로는 거문오름이라는 조그마한 화산체에서(다섯번째 이야기에서 그림 참조) 용암이 쏟아져 나와 직선거리 약 13km 떨어진 바닷가까지 흘러가면서, 아직 다 찾지는 못했지만, 많은 동굴들이 줄줄이 발달해 있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이 동굴들을 묶어 거문오름 암동굴계라고 부릅니다.

만장굴을 비롯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동굴들은 약 20-30만년 전에 생긴 것으로 판단합니다. 아쉽게도 만장굴에는 앞서 보여드린 동굴에서와 같이 화려한 석회질 동굴생성물은 볼 수 없으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멋진 동굴입니다. 현재 약 1km 정도가 개방되어 있으며, 일부 구간을 더 개방하려고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동굴 개방은 표만 사면 자유로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을 짜고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하는 교육적 관광 형태로 바뀔 것입니다.

수 10만년이라는 아주 오래 된 동굴임에도 불구하고 생성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만장굴의 공개되지 않은 구간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65km나 되는 하와이의 Kazumura 동굴이 더 길고, 더 깨꿋하고, 잘 보존되어 있지만 생성연대가 최근이라 만장굴의 가치를 더 크게 평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웅장한 만장굴의 모습. 양 벽의 나란한 선들은 용암이 차있던 위치를 가리킵니다.
용암이 가득 차 있다가 서서히 빠져내리거나, 새로운 용암이 다시 흘러가게 되면 벽면에 자국이 남게됩니다.
용암이 흘러간 자국이라 해서 용암유선(lava flowline)이라 합니다.

   

 수없이 많은 용암이 흘러가면서 용암동굴의 규모나 형태를 변화시킵니다.

 

 용암이 흐르면서 계속 바닥을 녹이고 깎아 내리면 협곡같은 모양으로 변합나다.

 

 2층 또는 3층으로 된 구간도 있습니다. 용암동굴에는 천장이나 벽이 무너져 내린 구간이 많습니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수 백년 이상은 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용암교(lava bridge)라는 자연교(natural bridge)입니다. 커다란 용암동굴이 생긴 이후,
다시 새로운 용암이 흘러 동굴 속에 새로운 동굴이 하나 더 생긴 다음,
새로 생긴 동굴의 천장이 무너지면서 일부가 남아 다리 모양을 만든 것입니다. 
동굴 속에 새로 생긴 작은 동굴을 '동굴-속-동굴(tube-in-tube)'이라 합니다.   

  

용암교. 적어도 2개 이상의 용암교가 보입니다.

 

밧줄용암(승상용암; ropy lava). 용암이 어느 쪽으로 흘러 갔을까요? 좌로? 우로?

 

 이것도 밧줄용암이라고 할 수는 있는데, 생성 원리가 윗 사진과 같을까요? 용암이 흐른 방향은 좌로? 우로?

  

만장굴을 만드신 신(神)의 왼손 화석일까요?

 

동굴바닥에서 용암이 흘러가는 도중에  천장에서 떨어진 돌에 의하여 흐름의 방해를 받아 생겨난 것입니다.   

 

 바닥에 떨어진 암석 덩어리가 용암과 함께 떠 내려가면서 둥굴게 변하여 굳어진 것입니다.

용암 표석(漂石; lava raft)이라고 합니다.

  

 천장과 벽이 많이 무너져 있습니다.

 

 벽과 천장이 많이 무너져 있는 공개구간입니다.

글 / 사진 / 이광춘

http://cafe.daum.net/snua10/6ITb/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