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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류 (포유류) [偶蹄類, artiodactyl]

물곰탱이 2010. 1. 7. 23:53

우제류 (포유류)  [偶蹄類, artiodactyl]

 

포유강(哺乳綱 Mammalia) 소목(―目 Artiodactyla:偶蹄目이라고도 함)에 속하는 동물들.

 

유제류(有蹄類) 가운데 발굽이 짝수인 동물들이다. 몸집이 크거나 중간 정도인 초식동물로 농가의 안뜰이나 들판, 동물원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멧돼지과(―科 Suidae)·페커리돼지과(Tayassuidae)·하마과(河馬科 Hippopotamidae)·낙타과(駱駝科 Camelidae)·작은사슴과(Tragulidae)·사슴과(Cervidae)·기린과(麒麟科 Giraffidae)·소과(Bovidae)·영양붙이과(Antilocapridae) 등의 9과로 되어 있다.
 
에오세말(3,800만 년 전)부터 다른 무리와 뚜렷이 구분되는 우제류는 2,600만 년 전에 끝난 올리고세 동안의 환경 변화에 잘 적응했고 그 뒤 번성했다. 소목 가운데 현생하는 150여 종(種)은 널리 분포한다. 유라시아가 원산지인 사슴은 아메리카 대륙에도 퍼져 있다. 이들과 가까운 친척인 기린오카피하마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에 서식한다. 돼지류와 100종이 넘는 소과 동물은 서반구와 동반구에서 번성하고, 페커리돼지류 2종은 중앙 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 산다. 몸집이 비교적 큰 낙타는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원산지이지만 그보다 작은 낙타과 동물들인 라마비쿠나 같은 것들은 남아메리카에서 볼 수 있다. 작은사슴류의 3종은 아시아의 열대림에 살고 한 종은 아프리카에 살며, 영양붙이는 아메리카 서부의 초원에서 산다. 이들 동물은 사람에게 큰 이익을 준다. 가죽과 모피로 옷을 지어 입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기와 우유 등의 식량도 제공해주고, 특정지역에서는 아직도 낙타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우제류는 다리의 몸무게 지탱축이 3번째와 4번째 발굽에 걸쳐 있다는 점에서 발굽이 홀수로 있는 말이나 코뿔소 따위의 기제류(奇蹄類 perissodactyl)와 다르다(5번째 발굽은 있지만 첫번째 발굽이 없음). 발굽이 5개인 기제류에서는 그 축이 3번째, 즉 가운데 발굽에 있다. 우제류를 구별할 수 있는 또다른 특징은 복사뼈로, 잘록한 목이 없이 양쪽 끝에 둥근 관절이 있다. 이러한 배열은 동물이 달릴 때 밀고 나아가는 힘을 좀 더 크게 해주며, 긴 다리 및 근육을 빨리 수축시켜 우제류가 더욱 빨리 달릴 수 있게 해준다. 또 우제류는 음식물을 빨리 삼킨 뒤 여러 번 되새김질할 수 있고, 재빨리 도망칠 수 있게 골격 구조가 적응되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진화해온 것으로 보인다.
 
소목에 속하는 많은 동물에서는 가지진 뿔을 볼 수 있다. 가지진 뿔(antler)은 두개골에서 밖으로 뻗어나온 것으로 단단하며 가지를 치고 있는데, 숫사슴 대부분에 있으며 암순록에도 있다. 수컷일 경우 계절에 따라 허물을 벗고 다시 자라는데, 싸우거나 영역 표시를 할 때 사용한다. 싸울 때는 서로 심한 상처를 입히지는 않는다. 소과 동물은 암·수 모두 뿔을 가지고 있지만 한 번 잃으면 재생되지 않는다. 하마를 뺀 모든 우제류의 몸은 털이나 털가죽으로 덮여 있는데, 털가죽의 색깔이나 무늬가 아름다운 경우도 있다. 우제류 가운데 고등한 것들은 먹이를 급히 삼킨 뒤 포식자로부터의 위험이 없을 때 되새김질할 수 있다. 여러 식물을 뜯어 먹고 사는 이들 반추(反芻)동물 대부분은 네 부분으로 구성된 복잡한 위를 진화시켰다. 일단 삼켜진 음식은 제1위(반추위)로 들어갔다 다시 나와 완전히 씹힌 뒤 다시 삼켜진다. 그뒤 이것은 주로 섬유소로 된 음식물을 소화시킬 수 있도록 특수화된 다른 세 부분의 위를 지나면서 완전히 소화된다(→ 반추).
 
구애(求愛) 행위는 다소 정교하여 흔히 수컷이 암컷의 오줌 냄새를 맡아 암컷이 발정기인가 알아본 뒤 시작된다. 코로 비비거나 다리로 두드리는 것과 같은 접촉으로 교미를 시작하기도 한다. 임신기간은 4~14개월이다. 태아는 어미의 자궁에 연결된 태반을 통해 숨쉬고 영양을 공급받으며 노폐물을 내보낸다. 새끼는 보통 1마리씩 낳지만 어떤 사슴은 2마리를 낳는다. 멧돼지(Sus scrofa)의 경우는 5마리를 낳기도 한다. 몇 달 동안 모유에 의존해서 살아가다가 스스로 먹이를 찾는 대열에 끼게 되며, 이때는 눈이나 불, 다른 초식동물과의 경쟁 따위가 중요한 생존문제가 된다. 돼지의 주둥이와 송곳니, 그리고 낮은 수풀 속에서 먹이를 찾는 혹멧돼지의 두꺼운 피부 등은 먹이를 찾는 데 적응된 것이다. 물 근처의 우거진 덤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사슴류는 뿌리와 덩이줄기를 먹기도 한다. 순록이 겨울에 지의류(地衣類)를 잘 먹는 것은 먹이의 특수화가 일어난 다른 예이다. 다른 종은 서로 다른 먹이를 먹기 때문에 같은 지역 안에서도 여러 종이 번성할 수 있다(→ 포식).
 
제한된 지역에서만 사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먼 거리를 빈번하게 이주한다. 눈이 녹음에 따라 혼자 또는 무리를 지어서 남쪽에서 북쪽으로, 또는 낮은 지대에서 산으로 이동해간다. 많은 종들은 대개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무리를 지어 산다. 어린 것이나 늙은 것, 병든 것이 잡아 먹히는 경우가 가장 많다. 먹이나 물가, 번식지로 무리를 이끄는 것은 나이 든 동물들이다. 각 무리는 암컷들, 새끼들, 그리고 보호자 역할을 하는 나이 든 힘 센 수컷들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