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문화 역사

시(詩) 한 수(首)로 목숨을 건진 임제(林悌)

물곰탱이 2010. 1. 17. 01:01





시(詩) 한 수(首)로 목숨을 건진 임제(林悌)





임제(林悌-1549~1587): 호는 백호(白湖). 朝鮮 宣祖9년에 알성문과(謁聖文科)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으나 동서 양당의 싸움을 개탄하고 명산을 찾아 다니며 여생을 마쳤다.

그는 當代의 名文章家로 이름을 날렸으며 詩에도 능했고, 절세의 美男으로 천하에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28세 때 춘삼월 어느날 한양에서 술에 만취하여 수원 어느 주막까지 가서는 그 집 주모와 눈이 맞아 하룻밤을 동침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만 주모의 남편에게 발각되어 그 남편이 칼을 들고 들어와 죽이려고 하자 이왕 죽을 바에야 詩나 한 수 짓고 죽겠으니 허락해 달라고 하자 남편이 허락하므로 즉석에서 詩를 지었다.

    昨夜長安醉酒來      (작야장안취주래)
    (어제 밤 장안에서 술에 취해 여기오니) 桃花一枝爛漫開      (도화일지란만개)
    (복숭아꽃 한 가지가 아름답게 피었네) 君何種樹繁華地      (군하종수번화지)
    (그대 어찌 이 꽃을 번화한 땅에 심었나) 種者非也折者非      (종자비야절자비)
    (심은 者가 그른가 꺾은 者가 그른가)

     

    백호는 詩를 다 적은 후에 이제 죽이라고 말하고 그의 목을 내밀었다. 그 남편은 이 詩를 보고 요염한 복숭아 꽃의 유혹, 그리고 꽃(마누라)을 쉽게 꺾을 수 있는 곳, 뭇 남자와 격의 없이 접촉할 수 있는 술집에 둔 자신의 잘못도 있음을 꼬집은 글귀에 감복하였다.

    그는 임제의 호탕한 선품과 출중한 인품에 매료되어 술상을 들여와서 융숭한 대접을 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도 있음을 인정, 백호의 罪를 용서하였다.

    지혜란 무엇을 구할 것인가, 또는 무엇을 피할 것인가에 관한 지식이며 지혜로운 생각은 순박한 생각보다 더 환영을 받을 때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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