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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가입자 반값 건보료 시행

물곰탱이 2017. 7. 18. 14:44

은퇴자 '건보료 폭탄' 3년 유예

 


25년 직장생활을 하다 지난해 8월 은퇴한 김모(61)씨는 직장 시절의 건강보험료(본인부담 기준 7만원)를 지금도 내고 있다. 은퇴한 지 2년이 지나는 내년 9월이 되면 보험료가 17만원으로 오른다는 얘기를 듣고 집을 팔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내년 9월에는 지역가입자로 자격이 변경돼 아파트와 자동차에도 보험료를 물게 돼 보험료가 올라간다. 은퇴 후 2년은 직장 시절 건보료를 내도 되는 '임의계속 가입제도'를 활용하는데, 이게 내년 8월 끝난다.
 

건보법 시행령 개정해 내년 7월 시행
지금 2년에서 1년 더 연장키로

이혼·사별 자녀도 피부양자 인정
지역가입자 평가소득 건보료 없애

직장인 피부양자 무임승차 대폭 축소
1600cc 소형차는 건보료 면제


 정부는 은퇴자들의 이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 7월부터 임의계속 가입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1년 늘리기로 했다. 은퇴자가 아파트 때문에 '건보료 폭탄'을 맞는 게 1년 더 늦춰지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18일 입법 예고했다. 내년 7월 시행한다.
 
 '임의계속 3년 규정'은 내년 7월 이후 신규 은퇴자뿐 아니라 현 제도에 따라 2년 유예를 받는 사람도 적용된다. 다만 2년 유예가 내년 6월 이전에 끝나는 사람은 소급적용되지 않는다. 올해 5월 현재 14만2893명의 퇴직자가 임의계속 가입을 했다. 또 이들이 부모와 자녀 26만2037명을 피부양자로 등재하는 등 모두 40만4930명이 혜택을 보고 있다.
 
 또 내년 7월부터 결혼해서 분가한 자녀 중 이혼·사별해 혼자가 되면 부모의 건강보험증에 피부양자로 얹힐 수 있게 된다. 이혼·사별해서 따로 사는 손자·손녀도 조부모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자녀를 미혼 자녀와 같은 자격으로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결혼 여부에 따라 피부양자 자격을 차별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를 받아들였다.

 정부는 3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을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 반영했다.
 
◇지역가입자 반값 건보료 시행

 과세소득 500만원 이하인 저소득 지역가입자 572만 세대의 ‘평가소득 건보료(성·연령·재산 등을 고려해 소득을 추정)’가 17년 만에 폐지된다. 선진국처럼 최저보험료를 도입한다.
 내년에는 연 소득이 100만원(필요경비 빼기 전 1000만원) 이하이면 월 1만3100원을 낸다. 지금보다 올라가는 사람은 지금처럼 낸다. 

 원성의 대상이던 재산보험료도 축소된다. 내년에는 재산 과표에서 500만~1200만원을 빼고 건보료를 매긴다. 349만세대가 혜택을 보게 된다. 

 1600cc 이하 소형차는 건보료를 면제한다. 중형차는 30% 줄어든다. 사용연수 9년 이상 자동차와 생계형 승합차와 화물차, 특수자동차도 건보료가 면제된다. 224만 세대의 차 건보료가 면제되고 64만 세대가 30% 경감된다.
 
 이렇게 해서 저소득 지역가입자 593만 세대의 건보료가 평균 4만6000원(인하율 50%) 줄어든다. 지금에 비해 ‘반값 건보료’가 된다. 대신 상위 2%의 소득 건보료와 상위 3%의 재산 건보료는 올라간다. 
 
◇직장가입자 무임승차 대폭 축소

 소득이 있지만 자녀의 건보에 ‘무임승차’한 소득 있는 피부양자 279만명 가운데 연금·금융 등의 소득의 합이 3400만원을 넘거나 재산과표가 5억4000만원(시세 10억8000만원) 이상인 사람도 8만~19만원의 건보료를 별도로 내야 한다. 원칙적으로 형제나 자매도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내년 7월 2049만명의 피부양자 중 32만 세대 36만명이 피부양자에서 제외돼 연간 1486억원의 건보료를 부담하게 된다. 

 또 사업·금융 등의 소득이 있는데도 보험료를 내지 않던 ‘부자 직장인’ 13만 세대(종합소득 3400만~7219만원)도 10만~12만원을 더 내야 한다. 고소득·고액자산 지역가입자 16만 세대도 보험료가 오른다.  

 내년 7월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으로 연 9089억원가량의 건보재정이 더 들어가게 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