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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회오리 휩쓸린 YTN…황우석 사태 ‘데자뷔’

물곰탱이 2013. 7. 13. 23:35

 

국정원 회오리 휩쓸린 YTN…황우석 사태 ‘데자뷔’

 

노사 진실게임 속 보도국장 신임 투표·1인 시위 이어져

2013년 07월 10일 (수) 15:00:14장우성 기자
  
 
 ▲ 8일 서울 남대문 YTN타워 1층 로비에서 노종면 전 노조위원장(오른쪽)과 김종욱 노조위원장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YTN의 국정원 SNS 활동과 관련한 단독보도 중단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YTN지회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오는 12일까지 이홍렬 보도국장에 대한 신임 투표를 실시한다. YTN 앞에서는 노조와 시민단체의 국정원 의혹을 규탄하는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노사의 진실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YTN노조는 국정원 직원이 해당 보도를 한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내부인에게서 확보한 보도국 회의 내용을 전달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했다고 공개했다. 통화를 한 기자도 국정원 직원이 자신에게 보도국 회의 내용을 전달한 점을 확인했다.

반면 이홍렬 보도국장은 “해당 국정원 직원이 ‘보도국 회의내용을 취재기자에게 전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당시 반론보도를 요구했기 때문에 보도국 분위기가 좋지않을 것으로 추측하고 이를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반박했다. 이에 YTN노조는 진실을 가리기 위해 법적 검토를 거쳐 국정원 직원의 증언 근거를 공개할 것을 논의하고 있다.

사측에서는 “노조가 지나친 음모론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YTN에는 대대로 권력과 연결된 사건에 대한 “경험적이고 합리적인 의심”이 존재한다는 게 기자들의 주장이다. 문제제기의 뿌리깊은 배경을 외면하고 사측이 노조와 기싸움 식으로 안이하게 대응하다가는 가뜩이나 경쟁 채널에게 도전받고 있는 YTN의 위상이 더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2005년 ‘YTN 황우석 청부 보도 사태’는 이번 논란과 여러 면에서 비교되고 있다. 당시 YTN은 황우석 의혹을 폭로한 MBC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을 보도했지만, 해당 취재기자가 황우석 박사 연구팀이 줄기세포 논문 조작을 증언한 김선종 당시 연구원을 무마하기 위한 1만 달러를 미국까지 운반한 사실이 밝혀져 큰 파문이 일었다. 또 미국 현지 취재 과정에서 황우석 연구팀으로부터 교통비, 숙박료 편의를 제공받고 줄기세포 연구의 조작을 입증할 만한 사실을 알고도 보도하지 않은 일도 드러났다. 당시 국정원이 개입됐다는 의혹 또한 제기됐다. 홍상표 당시 보도국장과 관련자들은 결백을 주장했지만 대부분이 거짓으로 드러나 YTN이 공개사과하고 책임자들이 문책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폭로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YTN 불법사찰 사건도 닮은꼴이다. YTN의 내부 정보가 빼곡하게 적힌 사찰팀원의 수첩과 문건이 드러나자 내부 정보 제공자가 누구냐는 의혹이 일었지만 아직까지 진상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6년째를 맞이하는 YTN해직사태도 뿌리깊은 연원이다. 대량 해고사태와 구본홍 사장의 퇴진, 후임 사장의 임명과 일련의 사태 전개 과정에 정부가 개입됐다는 정황은 드러났지만 이 역시 결론이 나지 않고 사태 장기화로 흐르고 있다.

YTN의 한 기자는 “YTN에는 일부 ‘폴리널리스트’ 간부들이 계속해서 권력과 결탁해 회사를 망쳐왔다는 피해의식이 있다”며 “사건 보도로 특종을 하고 기자상을 받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권력과 밀접히 연결된 민감한 사안에서는 석연치 않은 태도로 일관했던 역사가 이번 국정원 보도 논란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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