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루 건너 밀밭/뒷동산 팔각정

이몸이 나기 전에.....

물곰탱이 2010. 9. 21. 18:42






이몸이 나기 전에.....

이몸이 나기 전에 그 무엇이 내 몸이며 
세상에 태어난 뒤 내가 과연 누구던가. 
자라나서 사람 노릇 잠깐 동안 나라더니 
눈 한 번 감은 뒤에 내가 또한 누구인가.
 
가난은 죄가 아니며 불행 또한 아니다. 
가난 속에서도 즐거움과 행복이 있음이요 
노력하는 자에게 가난은 점차 멀어져 간다. 
 
이 인간 세계는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삶도 괴로움이며 늙음도 병도 죽음도 모두 괴로움이다. 
원하는 임자와 만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지 않으면 안되는 것도, 
또 구하여 얻지 못하는 것도 괴로움이다. 
 
참으로 욕망과 애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생은 
모두가 괴로움에 쌓여 있는 것이다. 

이 세상을 한번 보라 자! 
왕의 새처럼 잘꾸며진 이 세상을 
어리석은 자는 그속에 빠지지만 
지혜로운 이는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다. 
 
물거품을 잡을 수 없는 것처럼 부귀도 이와 같다. 
꽃의 아름다움 역시 변하고 달라지니, 
급류에 내려가는 배의 풍경과 같은 것이다.
 
이 세상은 깜깜한 암흑
여기서 분명하게 가려보는 이는 드물다.
그물에서 벗어난 새가 드물 듯
천상에 오르는 사람 지극히 적은 것이다. 

사진 / Blue Gull / 마이산 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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