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몸이 나기 전에.....
이몸이 나기 전에 그 무엇이 내 몸이며
세상에 태어난 뒤 내가 과연 누구던가.
자라나서 사람 노릇 잠깐 동안 나라더니
눈 한 번 감은 뒤에 내가 또한 누구인가.
가난은 죄가 아니며 불행 또한 아니다.
가난 속에서도 즐거움과 행복이 있음이요
노력하는 자에게 가난은 점차 멀어져 간다.
이 인간 세계는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삶도 괴로움이며 늙음도 병도 죽음도 모두 괴로움이다.
원하는 임자와 만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지 않으면 안되는 것도,
또 구하여 얻지 못하는 것도 괴로움이다.
참으로 욕망과 애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생은
모두가 괴로움에 쌓여 있는 것이다.
이 세상을 한번 보라 자!
왕의 새처럼 잘꾸며진 이 세상을
어리석은 자는 그속에 빠지지만
지혜로운 이는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다.
물거품을 잡을 수 없는 것처럼 부귀도 이와 같다.
꽃의 아름다움 역시 변하고 달라지니,
급류에 내려가는 배의 풍경과 같은 것이다.
이 세상은 깜깜한 암흑
여기서 분명하게 가려보는 이는 드물다.
그물에서 벗어난 새가 드물 듯
천상에 오르는 사람 지극히 적은 것이다.
사진 / Blue Gull / 마이산 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