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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시장은 잔인하다

물곰탱이 2009. 12. 19. 13:22

MT뉴스

 

[오늘의포인트] 쌍용차, 시장은 잔인하다

 

대규모 감자 소식 쌍용차 하한가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입력 : 2009.12.18 10:34|조회 : 238005

 

주식시장은 잔인하고 냉혹했다. 단 한 점의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전날 쌍용차 주식을 산 이들의 가슴은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만큼 차갑게 얼어붙었다.

18일 오전 거래가 재개된 쌍용차 (3,455원 상승605 -14.9%)의 주가는 하한가로 추락했다.
차트
전날 오후 2시40분 쌍용차는 66.7%감자에 이어 40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거래는 정지됐고 쌍용차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7.4%상승한 4060원에서 멈춰섰다.

쌍용차 주식을 산 이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이날 개장을 기다렸을 것이다. 감자와 시가총액의 80%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로 향후 주가에는 타격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도 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쌍용차의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곤두박질쳤다. 770억원이 넘는 돈이 허공에 사라졌다. 문제는 이 잔혹한 공포드라마의 끝이 어딘지 알수 없다는 점이다.

전날 쌍용차의 거래대금은 2216억원. 이날 쌍용차의 거래대금은 32억원에 불과하다. 하한가 매도 잔량은 1200만주로 이 회사 상장주식 1억2080만주의 10% 정도다.

쌍용차의 주가 하락이 언제 멈출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전날 쌍용차 회생안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단타세력이 일시에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락 했다"며 "갑작스런 감자소식에 물량을 털지 못한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펀더멘털을 떠나 수급측면에서 쌍용차는 불균형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어느 수준에서 주가가 반등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날 쌍용차 주식을 산 사람들 중 대다수는 개인투자자들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관은 전날 쌍용차 주식 110주를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1160주를 순매수했다. 전날 거래량 5637만9259주의 대부분은 개인들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쌍용차는 대표적인 급등락 종목이다. 지난 8월 쌍용차 노사분쟁이 타결되지 주가가 급등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쌍용차에 대한 관심이 누그러들면서 주가는 자연스럽게 조정에 돌입했다. 이후 회생을 두고 국내외 채권단의 각자 공식의견을 내놓을 때 마다 급등락을 거듭했다. 회생에 유리한 의견이 나오면 급등하고, 반대의 경우 급락하는 패턴을 보인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변동성에 매력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차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확히 그만큼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동시에 알아야 했다.

전날 쌍용차는 불과 2분 만에 주가가 33% 오르는 극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전날 오후 2시24분부터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이 인가됐다는 뉴스에 하한가(3215원)였던 주가는 2분 만에 4300원까지 상승했다. 누군가는 2분만에 30%가 넘는 수익을 올렸을수도 있다. 하지만 전날 2시39분에 쌍용차 주식을 산 투자자는 불과 2분만에 14.9%의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지는 투자자 자신이 선택해야할 몫이다. 하지만 적어도 주식시장은 냉정하고,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두는 것이 좋을 법하다. 쌍용차는 시장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09121810324956316&typ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