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루 건너 밀밭/뒷동산 팔각정

어젯밤에 한 가지 꿈을 꾸었네

물곰탱이 2010. 7. 25. 19:03

 



 
 
어젯밤에 한 가지 꿈을 꾸었네 / 寒山

昨夜得一夢
어젯밤에 한 가지 꿈을 꾸었네
夢見一團空
꿈속에서 하나의 공(空)을 보았네
朝來擬說夢
아침이 와서 꿈 이야기 하려고
擧頭又見空
머리를 들다 또 공(空)을 보았네 
爲當空是空
그러면 이 공이 그 꿈이던가, 혹은 그 꿈이 이 공이던가
想計浮生裡
한바탕 뜬 인생 생각하나니 
還同一夢中
모두 이 꿈속에 지나지 않네

寒山은 중국의 당나라 때에 산 것으로 추정되는 시인이었다. 후스(胡適)나 천우이치엔 (陳慧劍) 과같은 많은 학자들이 그가 살다 간 연대를 추정하고 있지만 정설이 없다. 그는 천태산(天台山) 국청사(國淸寺)의 풍간 선사(豊干禪師)의 제자(弟子)로 선도(禪道)에 오입(悟入)하여, 습득(拾得)과 함께 문수(文殊)보살의 화신이라 일컬어진다.

저서에 《한산시집》이 있으며 그의 생애에 대한 정설의 없음이 역설적으로 寒山을 위대한 시인으로 만들고 있다. 왜냐하면 그의 시와 사상은 시간을 초월하여 빛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름을 욕심내지 않았으며 그는 심지어 시의 제목까지도 다만 무제라고 하였을 뿐이다.

한산의 시는 생활의 언어를 통하여 높은 삶의 이치와 아름다운 자연을 읊은 것이었다. 그의 생활은 작품의 사상과 일치했으며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조화로웠고 마치 김삿갓처럼 그의 기괴한 데카당적 생활이 그의 시적 아름다움을 더욱 심오하게 만들었다.

그의 시는 토착어 사용으로 더욱 시의 생명력을 높였다. 그의 시는 무리가 없는 하늘의 섭리를 따랐으며 한편 야성적이어서 생명력이 높았고 개성이 뚜렷했으며 난해하지 않고 미학적이었고 부처의 무소유로 일관하였다. 그래서 오늘까지 한국 불교 스님들에게 한산시의 영향은 뿌리깊은 것이다.

위의 글은 《한산시집》제362송에 있다.


 
사진 / Blue Gull / 중국 소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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